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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심장 타슈켄트 시내에는 14세기 중앙아시아를 호령했던 영웅 티무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시청 앞에 우뚝 선 거대한 티무르 동상은 과거 소련 시대 레닌 동상을 대체하며 독립 후 국가 정체성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다민족 국가 우즈베키스탄은 티무르를 통합의 아이콘으로 부각시키며 국민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타슈켄트를 떠나 실크로드의 중심지 사마르칸트로 향하는 길. 8월의 뜨거운 햇살 아래 도로변에는 호박만 한 크기의 멜론과 수박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가이드 솔레존씨는 "정부가 아랄해 복원을 위해 목화 재배를 줄이고 과일 농업을 장려하면서 멜론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두 개의 커다란 멜론을 2만3천솜(약 2,300원)이라는 믿기 힘든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도로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우즈베키스탄 전통 멜론
한국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농약 사용 문제로 수출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날 저녁 뉴스에서는 풍작으로 인한 멜론 가격 폭락이 보도되며,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농업국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마르칸트로 가는 길목엔 한국과의 협력 흔적도 눈에 띈다. 한국 기술로 건설된 고속철도가 타슈켄트부터 부하라까지 운행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 공장 건설 현장도 지나쳤다. 이러한 인프라 개발 속에서도 전통적인 농촌 풍경은 여전히 살아있어, 마치 50년 전 한국 시골을 연상케 했다.
사마르칸트 호텔에 도착해 맛본 현지 음식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특유의 큼직한 빵과 신선한 야채와 함께 하는 양고기 샤슬릭은 중앙아시아 요리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식후 산책 삼아 찾은 레기스탄 광장 야경은 낮과 다른 매력으로 우리를 반겼다.
밤마다 관광객과 주민들로 붐비는 레기스탄 광장 야경
"불사의 도시' 사마르칸트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파괴되고 재건된 도시다." 솔레존 가이드는 이 지역 역사를 설명하며 특히 칭기즈칸 군대에 의한 대학살 이야기를 전했다. 이런 격동 속에서도 소그드 상인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신라 경주의 원성왕릉 석상에도 소그드인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솔레존씨는 우리나라와 연결되는 역사적 사실들을 하나둘 꺼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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